가양동 CJ공장 부지 문화·쇼핑·오피스 복합단지 개발사업 무산위기
인근 주민들 부동산 가격에 미칠 영향 주목
강서구 아파트값 하락세 서울에서 3번째
부동산 경기도 안 좋은데 대형 악재
"이 동네 사람들은 '강서 코엑스 땅'이라고 불러요. 근처 집을 알아보러 오는 손님들도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무산 소식이 나오자 향후 집값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묻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이어집니다."(강서한강자이 인근 부동산 대표)
서울 가양동 CJ공장 부지를 4조원을 들여 문화·쇼핑·오피스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구청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무산위기에 놓인 가운데 인근 부동산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워낙 큰 개발사업인데다 기존 상권과 상생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이어지며 아파트들은 물론 근처 상가들도 개발 호재를 등에 엎고 가격이 올랐다는게 인근 부동산들의 분석이다. 착공만을 기다리던 인근 주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사업부지 바로 옆에 위치한 강서한강자이 아파트 한 주민은 "2013년부터 살며 중간에 여의도나 마포로 갈아탈까도 했지만 슬세권 호재를 기대하며 이사도 안 갔다.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알 수 없다. 1인 시위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부동산 가격 침체기에 기대했던 개발사업까지 무산위기에 놓이자 아파트 가격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아파트 전용 82㎡는 재작년 8월 16.8억까지 올랐다가 이달 11일 11.5억에 거래됐다. 가양성지2단지 아파트도 2021년 9월 8.4억에 신고가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에는 5.5억까지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변동을 확인해도 4월 넷째주 강서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0.19%로 도봉(-0.29%), 구로구 (-0.21%)에 이어 세번째로 감소세가 가파르다.
인근 한 부동산은 "마곡에 비해 연령층이 높았던 가양동이 최근 젊어지는 이유에는 9호선 출퇴근족과 강서 코엑스가 큰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었다"면서 "부동산 경기도 안 좋은데 대형 악재"라고 했다.
개발 시행사인 인창개발 등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강서구청을 상대로 '건축 협정 인가 취소처분 무효'소송을 냈다. 건축협정은 2개 넘는 필지를 하나의 대지로 묶어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애초 인창개발은 CJ공장 부지 3개 블록 가운데 두개 블록에 지하 연결통로를 만들고 주차장 공동으로 쓰는 내용의 건축협정 인가를 지난해 신청했고, 강서구청은 같은해 9월 건축협정인가를 내주고 고시까지 마쳤다.
그 후 인창개발은 착공을 위해 건축허가 심의를 같은달 접수했지만, 올해 2월 건축허가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건축협정 인가를 강서구청이 돌연 취소 처리했다.
애초 강서구는 공문을 통해 소방시설 등 관련기관(부서)협의를 이유로 고시까지 마친 건축협정인가를 갑작스럽게 취소한다고 했지만, 근본 원인은 지차체의 뒤늦은 기부채납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지연에 따른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시장에 적잖은 후폭풍도 예상된다.
증권회사들이 주관한 11개 특수목적법인(SPC)의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사업 PF조달금액은 총 1조3550억원에 달한다. 당장 다음달 말 대출 만기가 일부 도래하는 만큼 자금경색도 예상된다.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PF 관련 보증 위험이 커지게 된다. 현대건설은 인창개발의 가양동 CJ공장부지 매입에 1조500억원의 신용보증에 이어 PF브릿지론(1조3550억원) 보증을 서고 있다.
CJ 가양동 용지는 용적률 480%에 땅 면적은 10만5762㎡에 달한다. 강남 코엑스(4만7130㎡)용지의 2배가 넘는 크기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137149?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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