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진정으로 위하는 건 그 사람을 빛나게 해주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의 빛이 꺼지지 않게 지켜주는 일이다.
소중한 사람을 소중히 대하다 보면 그 사람이 빛이 나길 바라게 된다.
곁에서 지켜봐 온 이 사람이 빛이 나면 얼마나 눈부실지 알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이기에 지금보다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는 거다.
다만 그 마음이 나의 욕심임을 알아야 한다.
문제는 욕심인 줄도 모르고 갈수록 그런 마음이 커질 때다.
그런 마음이 커지면 자기도 모르게 오지랖을 부린다.
응원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씩 간섭하기 시작한다.
어떤 옷이 어울린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한다, 식단을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좋다, 저런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처럼 애정 어린 잔소리를 시작으로 점점 이래라저래라 지시가 늘어난다.
그 사람을 빛나게 해주려고 하는 말이 오히려 상대를 압박하는 말이 된다.
오지랖과 참견의 압박을 멈추고, 자존감이 흔들릴 때와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켜 주어야 한다.
소중한 상대를 위하는 마음과 나의 욕심은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게 진정으로 상대를 위하는 길이니까.
김다슬 님의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중에서 한편이다.
이 글을 읽는 내내 상대가 내 딸들이었다.
나는 우리 딸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물론 세상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내 딸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언제 어디서나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했다.
그런데 진정으로 위하는건 그런게 아니란다.
그 사람의 빛이 꺼지지 않게 지켜주어야 한단다.
이 한 구절이... 내 마음을 때렸다.
소중한 내 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사랑받고, 귀한 대접을 받길 바라며 늘 기도한다.
딸들의 달란트에 감사하며, 사람들이 칭찬할 때 나의 어깨뽕도 한껏 올라간다.
그러다 딸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이라도 볼라치면, 왜 그리 내 안에 불길이 솟아 오르는지...
나조차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면서 완벽을 요구한다는게 참 부끄럽다는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참 못난 애미다.
딸들의 그 빛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다.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로 딸들을 피곤하게 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완벽주의성향인지, 강박증인지 모를 내 안의 내가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보지를 못한다.
누가 나 좀 말려줘....
이 밤에 이 글을 읽은걸 감사한다.
난 내가 너무도 부족한 사람이란걸 알기에, 읽고 또 읽고,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잘못된 행동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한다.
세상 소중한 내 딸들이, 나로 인해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내가 딸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해온 모든 일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진짜 딸들을 위한 행동인지 아니면 나의 욕심인지부터 곰곰히, 잠잠히... 따져봐야겠다.
그게 진정으로 내 딸들을 위하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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